나고야 여행을 준비하다가, 늘 그렇듯 좋은 바가 어디어디 있나 찾아보다가...
그야말로 '전국구 탑클래스 바' 가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돈 많은 나고야' 답다고 할까요...
여튼, 꼭 가 봐야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떠났습니다.
[바 반즈] 입니다.
일본 〒460-0008 Aichi, Nagoya, Naka Ward, Sakae, 2 Chome−3−32 アマノビル B1
평점이 전부는 아니지만, 점수가 짠 편인 타베로그의 기준으로 4점 이상은 '검증된 명점' 같은 거죠.
갈 수 있느냐, 그리고 돈이 있느냐가 문제일 뿐...
여행 기간 중 두 번째 찾아간 건데, 이번에도 만석이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습니다.
...만, 이번에는 '만석이기는 하나 일단 문의해 달라'는 내용이.
들어가서 물어 보니, 딱 1시간 동안 1자리만 남아 있다고 해서 주저없이 자리에 앉았습니다.
기본안주는 건과/견과류가 한 접시.
첫 잔은 스팅거로 주문했습니다. 한 모금 마시고 찍었네요.
스팅거의 베이스는 코냑...폴 지로 25년...
...사실 여기서 눈을 살짝 질끈 감았습니다. 가격은 각오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딱 들었어요.
맛은 정말....정말 맛있었습니다...
다음 칵테일 추천을 부탁드리자, '가게에서 추천하는 스타일의 진 토닉이 있는데 어떠냐' 라는 말씀을.
히노키(편백나무) 되에 키노비 진을 쓴 진토닉을 담아내 편백향이 진토닉에 녹아나는 한 잔이라고 합니다.
과연 복잡하면서도 진한 편백 향이 술에 묻어나는 느낌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유자소금을 되 가장자리에 조금씩 얹어 함께 마시면 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내어주셨네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진토닉에 상큼짭짤한 맛이 더해지니 또 재미있었습니다.
다음 잔은 '파인 앤 댄디'
앙고스투라 비터 + 코앵트로 + 고든스 + 레몬주스? 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모르게 마셔버리고서는 뒤늦게 찍었네요.
'화이트 레이디와 비슷하긴 한데, 좀 다른' 칵테일이라 하셨는데 과연 그랬습니다.
새콤하면서 앙고스투라 비터의 킥이 함께 느껴지는 맛있는 한 잔이었습니다.
다음은 '스프링필링'...진에 샤르트뢰즈 그린, 레몬주스입니다.
사진을 찍으려 하니 펜라이트로 조명을 비춰주셨습니다.
라이트 없을 때도 한 장.
상큼한 것만 연속으로 마시는 느낌인데, 점점 더 시어지는 느낌 + 샤르트뢰즈가 개성 주장을 하는 느낌이라 전혀 겹친다거나 지겹다거나 하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이쯤부터는 상큼한 것만 너무 계속 먹었다 싶어서, 스모키한 위스키를 몇 개 맛보기로 했습니다.
'라프로익 소다를 즐겨 마시는데, 똑같이 소다에 마시기 좋은, 스모키한 위스키를 몇 개 추천해 달라' 고 요청드렸습니다.
Edradour 증류소의 Ballechin heavily peated 15년 Cask Strength...52.7%라는 무시무시한 물건이네요.
하이볼로 마시니 다른 향보다는 스모키한 느낌이 살아나는 느낌이라,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 잔은 아일레이 저니로.
이 쪽은...간단하게 정리하면 '달달한 스모키' 라고 할까요.
앞 잔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우면서 마시기 쉬운, 하지만 밍밍하지는 않고 스모키한 느낌은 살아있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여섯 잔을 비우니, 한 시간이 되었다고 조용하게 알려 주시더군요.
각오를 하고 계산을 부탁했는데...
계산서에 적힌 금액은 만 엔이었습니다. 단 만 엔.
맛, 금액, 접객 모두 최고라고밖에 할 말이 없네요. 긴 말이 필요 없습니다.
한 시간밖에 머무르지 못한 게 그저 마냥 안타까울 뿐입니다.
이곳에 가기 위해서라도 나고야에 다시 갈 생각도 있어요.
정말 최고로 즐거운 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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