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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일본에서 먹는 이야기

[나고야] 신사카에, [유우젠] - 한 번이면 충분한 앙카케스파게티

by TastyTravel 2023. 5. 23.

이번에도 나고야 명물 요리입니다.

앙카케스파게티...라고 하면, 녹말을 풀어 걸쭉해진 소스를 쓴 스파게티입니다.

...이게 무슨 근본없는 음식이냐? 할 수도 있는데, 나고야에서는 나름 1960년대에 등장한, 오래된 음식이랍니다.

일문 위키에 의하면 '미리 삶아 둔 스파게티를 라드나 식물성 기름 등에 볶아, 점성이 있고 후추의 매콤한 맛이 강한 소스를 뿌려낸 요리' 라고 하네요.

일본화된 파스타 중의 하나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 앙카케스파게티가 유명한, [유우젠] 에 방문했습니다.

이곳이 원조집이나 그런 건 아니지만 나름 오래된 가게라고 합니다.

쇼와 47년(1972년) 오픈이면...50년이 됐군요.

가게에 입장하면서 자판기에서 식권을 사서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소스 양, 면 양 등도 조절이 가능하고, 토핑도 더 얹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자리에 별도로 메뉴판이 있긴 하네요.

'컨트리' '뽀빠이' '베이컨에그' '참치마요' '포크 숙주' 같은...일반적인 파스타에서는 볼 수 없는 조합이 있는 걸 보니, 확실히 일본식 파스타가 맞네요.

저는 고민 끝에 '믹스'로 주문하고, 맛 변경은 딱히 없이 계란만 추가했습니다.

평일 점심시간에 식사를 때우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마시는 맥주 맛은 특별합니다.

미리 익혀둔 면을 후딱 볶아 내는 음식이다 보니, 맥주 한 잔을 비우기도 전에 음식이 나옵니다.

맛은....이건 참 뭐라고 해야 할까요.

후추의 매운맛은 확실히 느껴지는데...짠맛과 케찹 맛 등도 조금씩 섞여 나는 것 같고...

끈적한 소스가 면과 잘 얽히는 것 같으면서도, 볶아 낸 면이 자기 주장은 또 확실하게 하는 것 같고...

들어간 재료는 양파, 저렴한 소세지, 피망, 캔 옥수수 등이라 마치 옛날 집에서 먹던 피자토스트 먹는 것 같고.

'개성적인' '특징적인' 음식은 맞습니다. 그런데...맛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단순히 제 입에 맞지 않을 뿐인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지금 시대에 일반적으로 맛있다고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 하는 것도 또 모르겠습니다..

음식이 태어난 시기...그 시대의 맛, 그 시대 기준으로는 새롭고 재미있던 맛이었겠다 싶지만, 지금은 어쩌면 '아저씨들의 맛' '추억의 맛'에 가까운 물건일지도 모르겠네요.

한번 경험해 본 것으로 충분한 맛. 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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