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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일본에서 먹는 이야기

[나고야] 니시키, [바 큐라소] - 센스와 친절이 넘치는 환상적인 바

by TastyTravel 2023. 5. 17.

시를 가건,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해 정말 공들여 조사하는 편인데...

나고야를 조사하면서, 의외로(?) 좋은 바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 중 하나, [바 큐라소] 입니다.

BAR Curacao

3 Chome-9-24 Nishiki, Naka Ward, Nagoya, Aichi 460-0003 일본

 

타베로그 점수 3.93.

타베로그는 보통 3.5만 넘어가도 줄이 늘어서거나, 혹은 최소한 실패하지 않는 맛집 취급이고...

4점이 넘어가면 전국구 소리를 듣죠.

평점 사이트의 점수가 '가게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어느정도는 참고할 만한 지표라고는 봅니다.

'골드 니시키 빌딩' 의 4층에 위치한 가게입니다.

생각해 보면...

나고야만큼 사람 많고 돈 많은, 광역도시권의 핵심부에 돈 많이 드는 식도락 중 하나인 '바'가 없을 수가 없죠.

아름다운 백 바...

이 날은 제가 첫 손님이었는데, 바텐더 두 분이 친절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백 바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하니, 한 분은 바 아래로 숙여서 숨어주시더라구요. 그렇게까지 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식사를 하고 왔느냐는 질문과 함께 내어 준 안주는 치즈와 건과/견과류 한 접시.

두 종류나...? 싶은 놀라움과 반가움이 함께 느껴집니다.

출장이냐 여행이냐, 어디서 왔냐 등등 정석적인(...) 대화가 오가고...

바를 좋아해서 원래 새로운 도시에 가면 많이 찾아다닌다, 나고야에서는 바 반즈와 큐라소가 유명하다 들어서 여기를 왔다. 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반즈는 전국구로 인기있는 곳이고 우리는 거기 못 미친다' 라는 겸손한 말씀을.

...아니 물론 반즈가 더 자리잡기 힘든 건 맞기는 하지만 평점 3.9가 넘는 가게에서 그렇게까지 겸손을..?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곳의 오너 분은 반즈에서 독립하신 분이라지 뭔가요.

(이 날은 오너는 안 계셨습니다)

첫 잔은 사이드카를 주문했습니다.

강하게 쉐이크해서 얼음 플레이크가 많이 뜬, 짜릿한 맛의 사이드카였네요.

스모키한 걸 마시고 싶다는 청에 추천해 주신 위스키.

'자극적인 것도 괜찮고, 원래 좋아하는 종류니까 개성 강한 걸로' 라는 주문에 딱 맞는 한 잔이었습니다.

라벨 전면은 공룡이 크게 그려져 있어 이게 뭔가 싶었는데, 뒷면은 굉장히 친절하네요.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이 부분.

한 잔 가격을 병마다 다 붙여 놓았습니다.

+ 하프 글라스도 주문 가능하다 하셔서 당연히 하프로 주문했습니다.

다음은 SMWA의 쿨일라를 하프 글라스로 한 잔 더.

...사진이 좀 흔들렸습니다.

하프로는 1,100엔이니 아주 가격이 좋네요.

이쪽은 스모키한 느낌은 크게 없고 오히려 단맛이 강하게 느껴졌습니다만, 어쩌면 앞 잔이 너무 펀치가 강했던 게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맛있는 한 잔이었습니다.

마지막은 민트를 쓴 것으로, 그래스호퍼나 스팅거 말고 뭐 없느냐고 청하니 해 주신 '모킹 버드'

데킬라와 민트 리큐르, 그리고 라임주스를 쉐이크했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폰을 꺼내드니 펜 라이트를 비춰주시는 세심함까지...

돈 훌리오와 GET 27을 사용해 주셨습니다.

한번도 맛보지 못한, 데킬라와 민트의 향이 재미있게 어우러진 맛있는 한 잔이었습니다.

이렇게 칵테일 두 잔, 위스키 하프 두 잔을 마시고 7,500엔.

위스키 두 잔이 2,900엔, 차지 1,300엔, 칵테일 두 잔이 3,300엔인 셈입니다.

차지가 좀 비싼 편이기는 한데, 과자와 치즈를 내어 준다는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가격입니다.

맛, 분위기, 접객, 가성비 모두 최고 수준. 쓸데없이 사족 붙일 필요 없습니다. 추천도 SSS.

정말 맛있고 즐겁게 잘 마시고 왔습니다.

나고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TOP3에 드네요.

나머지 두 가지 이야기는 또 차차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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