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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그리고 일본어 이야기/일본 여행 이야기

[2023/04 마츠야마 3박 4일] 스즈메의 문단속 성지순례 - 2일차

by TastyTravel 2023. 8. 23.

마츠야마 2일차.

이 날은 유일하게 '여행다운' 일정을 짰습니다.

바로 '스즈메의 문단속 성지순례 코스'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작품의 배경이 큐슈 남부 미야자키에서부터 토호쿠까지. 홋카이도를 제외한 일본의 큰 섬 세 곳을 모두 거쳐가는 흐름입니다.

미야자키 - 에히메 - 코베 - 도쿄 - 토호쿠 순인데...

그 중 에히메를 거쳐 갈 때 내린 항구가 '야와타하마' 입니다.

마츠야마에서 특급을 타면 편도 50분 안 되게 걸리는 거리라, 이동시간 합쳐 3-4시간 정도 들여 다녀오기 좋네요.

숙소 앞에서 노면전차를 타고 마츠야마 역으로.

아침에 좀 여유를 부린 탓에 좀 늦었나 싶었는데, 다행히 딱 맞게 발차 5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야와타하마로 가는 특급열차는 한 시간에 한 대 꼴이기 때문에, 시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농담 아니고 진짜 한 시간에 한 대입니다...

승차권과 특급권.

일본의 철도시스템에서는 '승차권' 과 '특급열차 탑승권' 그리고 '지정석권' 이 따로죠.

1,300엔 (승차권) : 마츠야마에서 야와타하마까지 가는 승차권 (일반열차 기준)

1,200엔 (특급권, 자유석) : 같은 구간의 특급열차 (자유석) 을 타는 권리를 사는 특급권

이 됩니다. 지정석 차량을 타려면 돈이 더 들었겠죠.

더구나 이 동네는 자동개찰기가 없어서(!) 이 표를 하차역 개찰구에서 다 수거해 갑니다...

그런 부분도 여행의 재미라면 재미겠네요.

열차는 나름 쾌적합니다.

산길을 50여 분 달려서 야와타하마로...

야와타하마에서 마츠야마로 가는 열차의 시간표.

빨간색이 특급입니다. 진짜 특급 한번 놓치면 머리아프기 때문에 시간관리 잘 해야 합니다.

발권기가 딱 하나.

스즈메의 문단속에서는 여기서 표를 사는 장면도 나왔던 걸로 기억해서 한 컷 찍었습니다.

즉 페리를 타고 야와타하마 항에 내려서 -> 역까지 와서 -> 기차를 탄 거죠.

야와타하마 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이 장면은 따라서, 야와타하마에서 마츠야마 쪽으로 가는 쪽 승강장입니다.

실제로 이렇게....

마츠야마에서 온 열차는 반대쪽에서 내렸기에, 건너와서 찍었네요.

밖으로...

정말 작은 역입니다.

여기서 야와타하마 항까지 가려면, 성인 걸음으로 20분은 걸어야 합니다. (1.7km)

길이 복잡하지는 않고 그냥 일직선입니다.

이런 곳에도 마장은 있네요.

'와룡 맥주' 라는 지역 맥주...대체 삼국지나 공명과 무슨 관계가...?

그렇게 느긋하게 주변을 구경하며 걷다 보면, 야와타하마 항에 도착합니다.

작중에서는 이렇게 페리 터미널이 나옵니다만...

이제는 터미널 건물이 없습니다. 바로 근처로 이전해 버려서...

그래도 대충 여기다 하는 건 알 수 있죠.

그리고 이 장면은...

뒤를 돌아보면 바로 있습니다.

아스팔트 바닥을 땜질한 색깔까지 그대로 재현을 해 냈네요. 대단합니다.

여기서 오른쪽을 보면...

작중에 나왔던 다른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성지순례는 했으니, 밥을 먹어야죠.

야와타하마는 시코쿠 최대 규모의 어시장이 있습니다.

어차피 도매시장은 관광객이 갈 곳이 아니고...

개인이 들러 볼 만한 관광시장은 이 '도야 시장' 입니다.

진짜....사도 조리해서 먹을 수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딱 봐도 크고 실하고 신선한 해산물들이 진짜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널려 있습니다.

살 수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앞에 멈춰서서 입맛만 다시는 고통이란...

바로 먹을 수 있는 건 초밥이나 고로케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새우나 조개, 횟감, 알 등이 널려있어서 눈길이 안 갈 정도였네요...

그리고 두 번째 후회가 이 곳.

시장에서 직영하는 숯불구이집입니다.

숯값과 자리값 정도 받고, 옆의 시장에서 사 온 것들을 구워 먹을 수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건...미리 여기서 먹을 생각을 하고 동행이라도 구해 왔어야 했어요...

눈물을 머금고, 옆의 식당에서 점심식사.

그 옆에는, 해산물 외에도 여러 가지를 먹고 마시고 살 수 있는 기념품점+마트 느낌의 시설도 있습니다.

지역주민들도 있고, 차나 바이크 타고 온 국내관광객들도 있고 하는 느낌.

그리고 그 안에서 목격한 것은 귤의 나라 에히메의 귤에 대한 진심..

백여 종류가 넘는 귤 주스들이었습니다.

농장별, 품종별로 진짜 백...아니 수백 종류는 될 것 같은 귤 주스들.

그리고 에히메 급식의 흑역사 '귤밥' 을 만들 수 있는 귤밥 베이스도 있군요.

적당히 쇼핑을 하고, 서둘러 야와타하마 역으로 돌아갑니다.

역 앞 카페에도 '그 의자' 가 있고...

역 안에도 있습니다.

이쪽 말고, 발권기 앞에 놔뒀으면 의자를 들고 표를 사는 장면도 재현할 수 있고 좋을 텐데...

다시 2,500엔을 들여 특급으로 마츠야마로 복귀합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도고 온천까지 돌아보기로.

이 동네는 나츠메 소세키의 '도련님' 의 배경인 걸 아주 전면적으로 밀고 있죠.

관광열차인 '봇쨩 열차'도 있습니다만, 저는 나츠메 소세키의 팬은 아닌지라 패스.

도고온천 앞 거리는 이런 큰 상점가입니다.

캔 케이크...라는 희한한 물건도 있고....

귤의 나라답게 귤 주스, 귤 굿즈(...) 파는 곳은 많습니다.

리락쿠마의 마수(?) 가 여기까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의 온천 모티브가 된, 문화재이기도 한 도고온천 본관은 현재 보수공사 중입니다.

게다가 입욕인원 제한이 있어 들어가기 쉽지 않네요.

이런 상태...

2024년 연말까지 공사 예정이니, 온전한 모습을 보려면 2025년에나 가야겠네요.

그나마 전면에서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야와타하마에서 사 온 귤 주스를 마시면서 잠시 휴식.

도고온천 별관 쪽은 들어가기가 좀 쉽기는 한데, 이 날은 인원제한 때문에 30분 대기...

...생각해보니, 인원제한을 걸 정도로 사람이 꽉꽉 들어찬 온천의 물 상태가...? 라고 생각하니, 굳이 들어가고 싶지 않아지더라구요.

그래서 패스. 뭐 어차피 온천이야 언젠가 한번 더 올 날이 있겠죠.

쇼핑이나 하고 가자는 생각으로 상점가를 다시 돌다가, 유명한 '수도꼭지 귤 주스' 를 판다는 걸 보고..

3종류 비교시음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품종별로 맛이 명확하게 다른 게 참 재미있습니다.

잠시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후, 저녁을 먹으러.

골든위크 기간이라 자리 잡기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야키토리집을 찾아 식사를 하고...

선술집에서 가볍게 한 잔.

이 가게에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과 다음 가게에서도 마주쳐서, 말을 트게 되고...

자기가 자주 간다는 가게로 안내해 준다 해서, 결국 심야까지 같이 마셨습니다.

이런 무서운 걸 선물받기도 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마츠야마 공항 면세점에서도 파는 물건)

심야...2시?3시? 넘어서 호텔로 돌아갑니다.

정말 사람 하나 없는 거리.

이렇게 사람 하나 없는 상점가는 언제 찍어 보냐 싶어서 한 장...

살짝 흔들린 건 취기와 졸음 탓이겠죠.

이렇게 2일차 일정 종료. 3-4일차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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