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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일본에서 먹는 이야기

[도쿄] 신바시, [라멘 타니세야] - 한 그릇 두 얼굴

by TastyTravel 2023. 8. 18.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풀린 후, 단기간에 일본에 정말 여러 차례 갔습니다.

2022년에 두 번, 2023년에 세 번...

그런데, 갈 때마다 느낀 게 '요즘 라멘 맛있다는 곳들은 왜 이렇게 하나같이 다 짜냐' 였습니다.

이 날 간 곳도 절반은 그런 느낌이었는데...후반에 다른 얼굴을 발견했네요.

[라멘 타니세야] 입니다.

らーめん谷瀬家

일본 〒105-0004 Tokyo, Minato City, Shinbashi, 3 Chome−11−1 イーグル烏森ビル 1F

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줄을 섭니다.

먼저 식권을 사고, 가게 앞에 줄을 서서 기다렸습니다.

밥은 무료로 제공하니 남기지 말라고 하네요.

라멘, 특제라멘, 챠슈라멘, 한정 라멘이 있고...

재미있게도 시금치 토핑이 있네요.

주문 받을 때 취향을 물어봅니다.

면 (단단/보통/부드럽게) / 맛 (진하게/보통/연하게) / 기름(많이/보통/적게)

저는 특제 라멘에 파 토핑 추가, 보통-보통-적게 로 주문했습니다.

자리에 앉아 식권을 내고 대기.

먹는 방법이 참 설명이 긴데요. 첫 줄이 이날 이 라멘이 가진 '두 얼굴' 을 말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타니세야의 라멘은 밥에 어울리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라는...

스프를 먼저 한 입, 그 다음 면, 그 다음은 닭기름과 스프를 섞어 한 입, 등등 뭐 많습니다만 크게 신경쓰지 않고 먹어도 괜찮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밥과 함께' 라는 부분인 것 같아요.

특제 라멘 + 파.

면은 '보통'으로 주문했는데도 꽤 단단한 편입니다. 중간 굵기의 스트레이트 면.

국물은 점도가 꽤 높고, 크리미한 식감이 있으면서...상당히 짭니다. 그냥 마시기 좀 그래요. 간은 쇼유로 했네요.

챠슈는 기름기가 적은 부위입니다. 라멘 자체가 기름이 있으니 밸런스는 이게 더 맞네요.

맛있는 라멘입니다. 맛있는데...아무래도 '짜다' 는 게 저에게는 굉장히 큰 마이너스 요소다 보니 '맛있는데 너무 짜다, 아쉽다' 하고 생각하던 찰나...

'밥에 잘 어울린다' 라는 설명을 다시 떠올리고, 밥을 스프에 말고 다진 마늘을 왕창 넣었습니다.

뭐야 이거 진짜 맛있잖아? 완전 국밥이네?

하는 생각이 순간 머리를 딱 때리고 넘어간 느낌이었습니다.

이래서 밥이랑 먹으라는 거구나...하고 그제야 깨달았네요. 밥을 처음부터 같이 주는 이유도 함께 이해했구요.

하지만 바꿔 말하면, 맛있게 먹으려면 양이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얘기도 되어서...

역시 이제는 라멘을 즐기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도,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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