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야 뭐 사실 어디서 먹으나 (선도나 유통기한 관리만 잘 된다면) 같은 제품은 같은 맛이죠.
그러다 보니 같은 제품이라면 '어디서 무엇과 먹느냐' 가 제일 중요합니다.
(보관/유통 잘 했다는 전제로)
이날 방문한 곳은, 평소 잘 가지 않는 Young한 곳이지만, 그 덕분에 재미있는 경험을 했습니다.
안국역의 [산체스 막걸리] 입니다.
왜 막걸리인데 '산체스' 인가?
백종원선생님 미국이름인가
사실 인테리어나 간판 말고는 왜 '산체스' 인가 알 수는 없었습니다.
네이버 페이지에 설명이 쓰여 있으려나? 해서 봤습니다만
비가와서 막걸리 날이 좋아서 막걸리 빡쳐서 막걸리 기분좋아 막걸라
라는, 굉장히 느낌있는(?) 문구 말고는 아무런 설명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아무렴 어떤가요? 맛있으면 되지. 라는 생각으로 입장.
시그니처 메뉴라는 미국감자전.
가게 이름은 산체스에 멕시코풍인데 미국이고...감자전? 인데? 시그니처?
라는, 혼란과 불안을 안고 주문했습니다만 대단히 맛있었습니다.
감자를 갈아 만든 감자전이 아니라 '감자채전' 인 셈인데....
두껍게 튀겨낸 감자채전에 베이컨이 잔뜩 들어 있고, 소스와 치즈가루 그리고 노른자로 느끼한 맛과 짠맛이 극대화된 안주입니다.
이건 막걸리뿐만 아니라 맥주에도 무조건 맞을 안주.
실패할 수 없는 조합+넉넉한 크기+소스로 연출해낸 비주얼 을 모두 챙긴, 잘 만든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대표메뉴라는 계란라면.
그릇 가장자리에는 계란찜 같은 식감+라면국물 맛의 계란이 늘어서 있고, 가운데에 면발이 있습니다.
대충 무슨 생각으로 만든 메뉴인지는 짐작이 가고, 또 괜찮은 발상이라고 생각됩니다만....
맛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많이 짜다 싶었습니다.
정말 조금만 덜 짰으면 맛있게 다 먹었을 거 같은데....아쉬웠네요.
좀 시끄럽고 어둡다 보니 느긋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고,
가게와 마찬가지로 주방도 좁은 편이다 보니 음식이 나오는 게 다소 늦은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큰 단점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네요.
막걸리 라인업도 좋고, 안주에 개성이 있는데다 하나하나가 고민한 티가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취향의 문제는 제쳐놓고, 같이 마시는 멤버 / 시간 / 식사 여부에 따라서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는 가게라고 생각합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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