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커피를 잘 모릅니다.
그저 단순하게, 고소하다/산미가 있다/무겁다/가볍다/잡스러운 쓴맛이 있다/깔끔하다/복잡하다 정도를 애매하게 느끼고 표현하는 정도고, 경험도 많지 않습니다.
일상적으로 마시는 건 회사 근처 카페의 천오백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구요...
그래도,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아 좋다' 하고 느껴지는 가게, 그런 커피는 있습니다.
물론 분위기, 뷰 등의 영향도 없지는 않겠지만, 여기도 그런 곳이었습니다.
[캐러밴 커피 유후인관] 입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는 거리에 이런 간판이 있습니다.
빈의 커피를 유후인에서. 라는 문구도 그렇지만, '향기로운 커피' 라는 단어에 마음이 동해서 골목 안으로.
몇 걸음 들어가면 이런 광경이...
복잡한 듯 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정원과, 크지 않은 카페입니다.
역시 한국인들도 많이 가는 관광지답게 한글 메뉴도...
그런데 이 정도로 자연스럽고 완벽한 한글 메뉴판은 거의 처음 보는 거 같네요.
비엔나 커피를 한 잔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에 친절하게 쓰여 있는 대로, 단맛 - 커피의 쓴맛 - 그리고 섞인 맛을 순서대로 즐길 수 있었고...
맛보다는 향이 조금 더 인상적이었던 느낌입니다.
사실 커피 자체는 예전 도쿄...긴자의 카페 드 람브르 쪽이 훨씬 기억에 남는 맛입니다만,
아기자기한 카페의 인테리어, 내리쬐는 햇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구조와 창 밖으로 보이는 정원 풍경 등은 이곳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여섯 시면 거의 모든 가게가 닫는, 휴양을 위한 관광지인 유후인에 어울리는 가게였다고 생각합니다.
걷다 지치면 잠시 쉬어가면서 재충전해도 좋을 듯.
잘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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