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까...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유후인은 관광지고, 따라서 어딜 가든 사람, 사람, 줄, 줄, 대기, 예약...
기다리는 게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5시 반~6시가 되면 거의 모든 상점이 닫아버리는 유후인의 특성상, 낭비하는 시간은 최대한 줄이고 싶었습니다.
미리 조사해 둔 가게 두세 군데를 확인해 보니 다 줄이 길에 늘어서 있었는데, 이곳만은 타이밍이 좋았는지 대기 없이 입장 가능해서 바로 들어갔네요.
킨린호수 근처의 [유노타케안] 입니다.
표지판이 없으면, 멀리서는 가게 이름도 잘 보이지 않는 일본식 건물에 위치한 레스토랑입니다.
종업원들의 유니폼이나, 접객 스타일 등에서 상당히 고급스러운 컨셉이 느껴집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아주 넓은 편이고, 거의 모든 자리에서 이런 정원뷰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원래 노리던 건 2,600엔짜리 하라시치부...
배를 70% 정도 채운다는 뜻으로, 이 가게의 여러 가지 요리를 조금씩 맛볼 수 있게 내어 주는 세트입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이 날은 매진되었다고 해서 대단히 아쉬웠네요.
고민하다가 숯불구이 비프스테이크덮밥(2,980엔) 을 주문.
일품요리나 디저트류도 있습니다.
가격은 살짝 있는 편.
숯풀구이, 스테이크 등도 가격대가 상당합니다.
계절메뉴에는 멧돼지 고기 요리까지 있네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작은 일품요리들도...
규탄 오로시폰즈를 하나 시켜서, 맥주 안주 했는데 사진은 남은 게 없네요.
에비스 병맥주를 주문하니, 작은 잔과 함께 나왔습니다.
딱 한입짜리 잔인데...음식에 곁들일 때는 개인적으로 꽤 좋아하는 잔입니다.
창 밖 경치를 안주삼아 한 잔.
얼마 기다리지 않아 음식은 금방 나왔습니다.
식전주와 국물, 덮밥 소스와 샐러드, 절임과 반숙계란 하나.
기름 적당히 낀 고기를 딱 알맞게 구워서, 먹기 편하게 썰어서는 짭짤 달달한 소스를 뿌려냈습니다.
아주 괜찮은 덮밥이에요. 일본의 좋은 식당들이 대체로 그렇지만 밥도 고슬고슬하게 참 잘 지었습니다.
물론...유후인에서 굳이 먹어봐야 될 음식이냐? 그리고 3만원 정도의 값어치를 하느냐? 는 좀 다른 문제긴 하죠.
원래 먹으려던 메뉴는 아니기도 했고, 서비스나 경치 값도 어느 정도는 들어가 있는 느낌이긴 합니다.
그래도 딱히 아깝다거나 불만족스럽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디저트는 사과 콤포트였습니다. 이건 차갑고 새콤달콤한 게 굉장히 맛있었던 기억...
온천 휴양지의 레스토랑답게, 느긋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식사를 즐기는 여유있는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접객이나 분위기, 식기, 식사 구성 등을 보아도 살짝 고급 지향적인 가게인 건 확실해 보이구요.
그러다 보니 가격대는 좀 되지만, 반대로 그 덕에 줄도 길지 않은 거겠죠...?
주머니에 여유가 있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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