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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일본에서 먹는 이야기

[벳푸] 키타하마, [벳푸 사케 스탠드 쥰] - 뜻밖의 장소, 뜻밖의 단어

by TastyTravel 2023. 2. 14.

원래 여행지에서 먹고 마시는 것의 대부분은 계획해 둔 범위 내에서 행동하는 편입니다만...

그래도 가끔은 즉흥적으로 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날도 그런 날이었는데요...

원래 식사하려고 했던 가게가 만석이라, 잠시 시간을 때우며 다른 집을 찾을 생각으로 들어갔던 곳입니다.

[벳푸 사케 스탠드 쥰] 입니다.

이름대로, 서서 가볍게 술을 마시는 곳입니다. 보틀샵도 겸하고 있고요.

밤 늦게까지 하지는 않고, 낮에 열어서 8시에 닫는 곳입니다.

그런데, 간판에 뭔가, 익숙하지만 외국에서는 볼 일 없는 단어가 있는 게 뭡니까.

ANJU....안주....

크래프트 비어나 일본주 등의 메뉴도 있었고....

안주, 그리고 김치라고 쓰인 메뉴를 보고 확신했습니다.

최소 한국인 아니면 재일교포가 운영하는 집이라고...

아니나다를까, 사장님이 재일교포라고 하십니다.

가족 분들이 바로 건너편에 있는 고기집을 운영하고, 본인은 따로 독립해서 이 가게를 하신다고...

일본에서 만들었다는 막걸리도 한 잔 맛보았습니다.

한-일 부부가 경영하는 나리타 근처의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거라고 하네요.

https://whitemonday.jp/

맛은...좀 묽고 산미가 특징적인 느낌이기는 했는데, 새 보틀을 딴 게 아니라 반도 안 남은 병에서 따른 거라 원래 이 맛이 맞는지, 아니면 개봉 후 보관과정에서 좀 바뀐 맛인지는 모르겠네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음용방식이죠...

니고리자케도 한 잔.

마무리로 맥주.,...

안주는 고추된장박이...갑자기 소주 한 잔 당기고 싶어지는 안주였습니다.

가벼운 안주로 몇 잔 가볍게 하고 싶은 분에게는 참 좋은 곳입니다.

올드한 가게가 많은 벳푸라는 동네에서, 보기 드물게 세련된 느낌이기도 하구요.

사장님이 재일교포 3세인가 4세인가라고 하셨는데, 한국어 유창하게 잘 하시니까 맘 편히 가셔도 될 듯 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P.S.

이 가게 자체도 괜찮았습니다만, 이 다음이 더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습니다.

초밥을 먹을 생각이었던 터라, 옆에 있던 가게(만석이라 좀 기다려야 자리가 난다고 했던...) 에 갈 거라고 했더니

더 괜찮은 가게가 몇 군데 있다면서, 사장님이 직접 저를 데리고 나가서는 여기저기 가게 문을 두드리며 자리가 있는지 물어봐 주셨습니다.

그런데 운 나쁘게도 모두 만석...

그리고 또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던 사장님 앞에서, 저는 초밥을 포기하고 늘 옳은 고기를 택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이 가게 사장님의 가족분들이 운영하는 고기집으로...

그 고기집, [헤이죠엔] 의 소개는 또 다른 글에서 하기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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