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시카츠. 라고 하면 보통은 '서민적인 음식' 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전문점, 체인점이 저렴한 편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개중에는 고급화 전략을 취하는 가게도 꽤 있습니다.
고급 재료를 쓴다거나, 튀김에 다른 재료를 조합해서 창작요리 스타일로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거나...
아니면 서빙 방식이나 소스, 아니면 튀김 자체를 신경쓴다거나 등등.
이날 방문한 곳은 여러 가지로 좀 특별하고 재미있는 곳입니다.
[쿠시도코로 모가미 키타신치점] 입니다.
키타신치라고 하면, 고급 클럽과 바 등등이 즐비한데다 먹고 마시는 가게도 좀 가격대가 있다는 이미지가 있죠.
그런 동네의 큰길가 1층에 있는 가게이니만큼, 여기도 저렴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일반적인 쿠시카츠집의 비주얼은 아니죠.
이곳의 디너 시스템은 조금 재미있습니다.
총 36종의 쿠시카츠가 준비되어 있고, 코스 주문만 받습니다.
순서대로 하나씩 튀겨서 갖다 주고, 먹다가 적당한 부분에서 스톱하면 먹은 만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36개 모두 먹으면 12,700엔, 12개는 6,100엔 / 16개는 7,600엔 / 20개는 8.900엔 / 24개는 10,100엔 등등입니다.
음료 가격은 대단히 높은 편(맥주 800엔...) 이라 곁들이기 쉽지 않은 게 좀 아쉽습니다.
기본 세팅은 이런 느낌입니다.
소스 4종류 중 무엇을 찍어 먹는 게 좋을지는, 꼬치 손잡이의 방향으로 표시해 주는 방식이 재미있습니다.
마늘쫑과 양배추 등은 추가요금 없이 리필 가능합니다.
곁들이로는 레몬이 아닌 핑거 라임이 나옵니다.
특이한 향이 매력적이네요.
첫 꼬치 둘은 새우(에비) 와 보리멸(키스)
둘 다 두툼하고 담백한 재료라 그런지, 소금만 찍어 먹어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튀김 실력이 아주 괜찮은 가게라는 걸 첫 접시에서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연어알.
연어알을 직접 튀긴 게 아니고 김 튀김에 연어알을 올렸습니다.
쿠시카츠와는 별개로 뭔가 디저트 같은 게 하나...
양파와 와규입니다.
가로로 놔 준 꼬치는, '아무것도 찍지 말고 그대로' 라는 뜻입니다.
은행과 관자.
아래쪽의 길쭉한 것은 파. 먹지 않는 부분까지 손질해서 같이 튀겨냈습니다.
위쪽에 있는 건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메추리알과 이리입니다.
이리 튀김...은 처음 먹어보는데, 튀김 자체의 기름기와는 또 다른 내장 자체의 기름기가 매력적입니다.
다음은 돼지고기와 부추+닭고기 조합.
연근과 문어입니다.
크림고로케와 밤.
밤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건 처음 먹어보는데, 나름 괜찮았습니다.
닭똥집과 가지.
닭똥집도 물론 좋았습니다만 촉촉하게 튀겨낸 가지도 마음에 듭니다.
감자와 무시도리(쪄낸 닭)
클래식한 재료와 참신한 재료를 번갈아서 내어주는 덕에, 질리지 않네요.
새우 시소말이와 시메지(버섯).
새우는 한번 나왔던 재료인데 또 나오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시소 잎으로 돌돌 만 새우였습니다.
이런 변주를 주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고구마.
훈제 생선 튀김에 연어알 등을 올렸습니다.
튀김만 계속 먹다 보면 아무래도 물리는데, 이런 부분에서 계속 지치지 않게 해 주네요.
호박.
작은 새우에 칠리소스를 얹었습니다.
길쭉하게 통으로 내어 온 아스파라거스.
물론 먹을 수 있는 부분은 일부지만, 비주얼도 중요하죠.
다음은 손질한 닭날개입니다.
여기까지는 그야말로 완벽한 코스.
원재료의 선도나 크기, 튀김 실력, 소스, 접객 모두 고급스럽고 돈 값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여기까지는' 이라고 했는가 하면....
그 다음에 나온 게, '떡 튀김'과 '빵 튀김'.....
그리고 치즈 튀김이었거든요.....
쿠시카츠를 이렇게나 먹었는데 마무리를 굳이 배만 차는 빵, 떡 같은 걸로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마지막 3-4개 정도는 남겨두고 주문 스톱해도 괜찮았겠다 싶네요.
그런 사소한 아쉬움 외에는, 음식이나 접객 등 여러 면에서 멋진 가게였습니다.
(가격만 빼고...)
가격이 좀 세기는 하지만 (그래서 다른 손님들도 무슨 사장님 같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고급스러운 쿠시카츠집을 한번쯤 경험해 보고 싶다면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에 접대 등의 자리가 있으면 또 이용할 생각이구요.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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