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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일본에서 먹는 이야기

[오사카] 키타신치, [쿠시도코로 모가미 키타신치점] - 고급스러운 쿠시카츠 코스 전문점

by TastyTravel 2023. 2. 4.

쿠시카츠. 라고 하면 보통은 '서민적인 음식' 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전문점, 체인점이 저렴한 편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개중에는 고급화 전략을 취하는 가게도 꽤 있습니다.

고급 재료를 쓴다거나, 튀김에 다른 재료를 조합해서 창작요리 스타일로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거나...

아니면 서빙 방식이나 소스, 아니면 튀김 자체를 신경쓴다거나 등등.

이날 방문한 곳은 여러 가지로 좀 특별하고 재미있는 곳입니다.

[쿠시도코로 모가미 키타신치점] 입니다.

 

키타신치라고 하면, 고급 클럽과 바 등등이 즐비한데다 먹고 마시는 가게도 좀 가격대가 있다는 이미지가 있죠.

그런 동네의 큰길가 1층에 있는 가게이니만큼, 여기도 저렴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일반적인 쿠시카츠집의 비주얼은 아니죠.

이곳의 디너 시스템은 조금 재미있습니다.

총 36종의 쿠시카츠가 준비되어 있고, 코스 주문만 받습니다.

순서대로 하나씩 튀겨서 갖다 주고, 먹다가 적당한 부분에서 스톱하면 먹은 만큼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36개 모두 먹으면 12,700엔, 12개는 6,100엔 / 16개는 7,600엔 / 20개는 8.900엔 / 24개는 10,100엔 등등입니다.

음료 가격은 대단히 높은 편(맥주 800엔...) 이라 곁들이기 쉽지 않은 게 좀 아쉽습니다.

기본 세팅은 이런 느낌입니다.

소스 4종류 중 무엇을 찍어 먹는 게 좋을지는, 꼬치 손잡이의 방향으로 표시해 주는 방식이 재미있습니다.

마늘쫑과 양배추 등은 추가요금 없이 리필 가능합니다.

곁들이로는 레몬이 아닌 핑거 라임이 나옵니다.

특이한 향이 매력적이네요.

첫 꼬치 둘은 새우(에비) 와 보리멸(키스)

둘 다 두툼하고 담백한 재료라 그런지, 소금만 찍어 먹어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튀김 실력이 아주 괜찮은 가게라는 걸 첫 접시에서 바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연어알.

연어알을 직접 튀긴 게 아니고 김 튀김에 연어알을 올렸습니다.

쿠시카츠와는 별개로 뭔가 디저트 같은 게 하나...

양파와 와규입니다.

가로로 놔 준 꼬치는, '아무것도 찍지 말고 그대로' 라는 뜻입니다.

은행과 관자.

아래쪽의 길쭉한 것은 파. 먹지 않는 부분까지 손질해서 같이 튀겨냈습니다.

위쪽에 있는 건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메추리알과 이리입니다.

이리 튀김...은 처음 먹어보는데, 튀김 자체의 기름기와는 또 다른 내장 자체의 기름기가 매력적입니다.

다음은 돼지고기와 부추+닭고기 조합.

연근과 문어입니다.

크림고로케와 밤.

밤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건 처음 먹어보는데, 나름 괜찮았습니다.

닭똥집과 가지.

닭똥집도 물론 좋았습니다만 촉촉하게 튀겨낸 가지도 마음에 듭니다.

감자와 무시도리(쪄낸 닭)

클래식한 재료와 참신한 재료를 번갈아서 내어주는 덕에, 질리지 않네요.

새우 시소말이와 시메지(버섯).

새우는 한번 나왔던 재료인데 또 나오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시소 잎으로 돌돌 만 새우였습니다.

이런 변주를 주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고구마.

훈제 생선 튀김에 연어알 등을 올렸습니다.

튀김만 계속 먹다 보면 아무래도 물리는데, 이런 부분에서 계속 지치지 않게 해 주네요.

호박.

작은 새우에 칠리소스를 얹었습니다.

길쭉하게 통으로 내어 온 아스파라거스.

물론 먹을 수 있는 부분은 일부지만, 비주얼도 중요하죠.

다음은 손질한 닭날개입니다.

여기까지는 그야말로 완벽한 코스.

원재료의 선도나 크기, 튀김 실력, 소스, 접객 모두 고급스럽고 돈 값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여기까지는' 이라고 했는가 하면....

그 다음에 나온 게, '떡 튀김'과 '빵 튀김'.....

그리고 치즈 튀김이었거든요.....

쿠시카츠를 이렇게나 먹었는데 마무리를 굳이 배만 차는 빵, 떡 같은 걸로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마지막 3-4개 정도는 남겨두고 주문 스톱해도 괜찮았겠다 싶네요.

그런 사소한 아쉬움 외에는, 음식이나 접객 등 여러 면에서 멋진 가게였습니다.

(가격만 빼고...)

가격이 좀 세기는 하지만 (그래서 다른 손님들도 무슨 사장님 같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고급스러운 쿠시카츠집을 한번쯤 경험해 보고 싶다면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에 접대 등의 자리가 있으면 또 이용할 생각이구요.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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