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바시는 재미있는 동네입니다.
작고 저렴한 가게부터 비싼 접대용 가게까지, 회사 비용 펑펑 쓰는 임원부터 상사 욕을 안주삼아 천 엔 한 장으로 술을 마시는 샐러리맨까지 정말 여러 얼굴을 가진 곳입니다.
...줄줄이 늘어선 걸스 바, 바글바글한 호객꾼 등...그닥 관심도 없고 보고 싶지 않은 얼굴도 물론 있습니다만.
그런 신바시의 한 골목에, 크지는 않지만 아늑하고 세련된 좋은 바가 있습니다.
Bar P.M.9 입니다.
2 Chome-15-13 Shinbashi, Minato City, Tokyo 105-0004 일본
타베로그의 2022년 바 100대 명점에도 선정된 곳.
이름은 P.M.9 입니다만 9시 오픈도, 9시 폐점도 아닙니다.
이 가게의 장점은, 1층의 바 자리와 2층의 테이블석이 다른 층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과...
일본의 바 치고는 드물게도, 완전 금연이라는 점입니다.
혼자 가게 되면 1층 바 자리에서, 담배 연기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마시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죠.
2019년에 방문했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편안히 좋은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어 다시 방문했습니다.
여전히 친절하면서도 정중하게 맞아 주는 마스터...
첫 잔은 뭔가 특이한 걸로 하고 싶어서...
독립병입자 고든 앤 맥페일의 익스클루시브 쿨일라...
46도였나 50도였나.
여튼 그냥 마시기보다는 물을 조금씩 더해 가면서 향을 풀어서 마시는 게 좋은 도수라, 이렇게 물도 따로 준비해 줍니다.
쿨일라는 원래 좋아하는데,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음은 아무래도 일본에서는 일본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걸 마셔보려고, 재패니즈 진을 청했습니다.
피즈로....
이걸 참, 설명하기가 쉽지가 않은데...
그냥 향 한번 딱 맡는 순간 '아 이건 무조건 마셔야지' 말고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화사한, 하지만 잡스럽거나 튀지 않는 향이 너무 매력적이었네요.
마지막은 '뭔가 상큼한 거' 를 요청해서 김렛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시끌벅적하고 정신없는 신바시의 거리에서 잠시 벗어나, 조용한 시간과 좋은 술을 즐기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곳입니다.
백 바도 화려하지는 않지만 귀한 게 꽤 많이 있는 느낌이라, 발굴하는 재미도 있을 듯.
잘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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