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마지막 밤은 빨리 마무리하기 아쉬운 법입니다.
일본에서 밤 열두 시 넘어서 들어갈 가게를 찾기는 쉽지 않지만, 사카에 정도의 번화가라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있었습니다.
선주후면을 실천하기 위해 찾아간, [라멘 마제소바 아라시 니시키점] 입니다.

건물 안쪽으로 좀 들어가야 찾을 수 있습니다.
회원제 클럽이나, 유흥업소 등도 입점해 있는 좀 Deep한 건물이기는 한데...위치는 큰길가이니 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진 찍는 걸 잊었는데, 가게에 들어가기 전에 자판기에서 식권을 사서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면 양을 소-보통-대로 고를 수 있는데 각각 150g, 200g, 300g이니 참고하시고요.
저는 대표메뉴인 '간판 마제소바'를 '소'로 주문했습니다.
식권을 내면 '마늘을 넣겠느냐' 고 물어보는데, 넣는 걸 추천합니다.

음식은 금방 나옵니다.
꽤 예쁘게 나오기는 하는데, 곧 비벼버릴 거니까 먹을 때는 큰 의미는 없죠...
챠슈, 미즈나, 쪽파, 김, 노른자, 마늘, 고춧가루 등등을 굵은 면과 잘 비벼줍니다.
해산물 풍미가 느껴지는데, 고춧가루와 함께 있는 게 어분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감칠맛이 꽤 강한 게, 배가 그렇게 고프지 않은 상황임에도 쭉쭉 잘 들어갑니다.
과하게 짜지 않아서 부담도 없고요.
먹는 도중에 다시마식초를 조금 뿌리면 맛이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살짝 뿌려 보니 확실히 조금 산뜻해지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짜지도 않고 감칠맛 도는 양념이라 하면 역시 마무리 밥 (오이메시) 을 청하지 않을 수 없죠.
그릇을 카운터에 올려놓으면서 오이메시를 청합니다.
두어 숟가락 되는 흰밥을 남은 양념에 쓱쓱 비벼서 뚝딱.
먹는 동안 전혀 질리지 않고, 먹은 후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멋진 한 그릇이었습니다.
나고야에 다시 가면 여기는 반드시 찾아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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