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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일본에서 먹는 이야기

[나고야] 사카에, [Mr.Kanso 사카에점] - '통조림 바'만의 매력이 있는 곳

by TastyTravel 2023. 6. 30.

꽤 오래 전...그러니까, 이글루스 블로그가 아직 쌩쌩한 최신문물이었던 시절 얘깁니다만.

일본에 '통조림 바' 라는 곳이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보았습니다.

거의 모든 안주가 통조림이나 인스턴트, 레토르트 식품이라 간단하게 조리만 해서 내어준다는...

그게 마냥 신기하게만 느껴지더라구요.

그 당시에는 제가 아직 술을 즐기지 않던 시절입니다만, 이제 술쟁이 아저씨가 된 나이에도 그 가게들은 아직 남아 있어서...추억을 떠올리며 찾아갔습니다.

[Mr. Kanso 사카에점]입니다.

나올 때 찍은 사진...

테이블이 하나 있고, 그 외에는 카운터석입니다.

카운터석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벽 한쪽을 가득 메운 통조림과 컵라면들.

음료는 주문하면 되고, 통조림은 직접 가져다가 조리를 부탁하면 됩니다.

누구나 아는 햄이나 카레, 참치류부터 별별 특이한 통조림까지 다 있네요.

(한국산 깻잎 통조림이나 조미김까지 있습니다)

여러 개 주문할 필요도 없고, 먹고 싶은 것만 골라서 가볍게 한잔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가게의 최대 장점입니다.

카운터석 반대편에서 혼자 마시던 아저씨는 '늘 컵라면 하나와 맥주 한 잔만 마시고 간다' 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으로 고른 것이.....무려 '타코야키 통조림'

맛...맛은 진짜 끔찍합니다.

이게 뭐지? 싶은 물컹한 식감과 들척지근한 맛과 짠맛.

하지만 타코야키 모양을 '통조림' 상태에서 유지하도록 만든 건 진짜 대단한 기술력이다 싶네요.

결국 이 통조림은 한 조각 먹고 나서 옆자리 손님들과 나눠먹었습니다.

마침 아저씨 몇 명 + 동창회 모임 하는 여자분 몇 분 조합으로, 다같이 떠들썩하게 마시고 노는 분위기라 나눠 먹기도 편했네요.

다음으로 콘비프 통조림....

아이고 짜.

한참이나 떠들면서 여러 잔을 마시다가, 마무리로 주문한 건 '가리가리군 사와' 였습니다.

소다맛 아이스크림 가리가리군을 통째로 넣은, 이 가게다운 메뉴네요.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이십 년 전에 등장한 가게이지만, 갈수록 물가가 미쳐 날뛰는 요즘 시대에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등장할 수 있는 형태의 가게일 수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단순한 통조림이지만, '가게'에서 내어주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살짝 더 신경써야 하는지 (불질, 소스 등) 고민해 볼 만 한 부분도 많고...

그리고, 다른 손님들과 떠들기 쉬운 분위기인 것도 좋고요.

다음에 나고야에 가면 또 찾아가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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