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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이야기/한국에서 먹는 이야기

종로3가, [실비집] - 맛있고 푸짐한, 하지만 가격표는 없는

by TastyTravel 2023. 5. 8.

또다시 종로입니다.

뭔가 하나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그것만 먹는 것도 좋지만.

'술에 어울리는 거라면 뭐든 내어준다' 라는 컨셉의 가게도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찾아갔습니다, [실비집] 입니다.

 

메뉴판.

세월도 느껴지고...요즘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가격이 쓰여 있지 않네요.

먼저 삼겹살 둘을 주문했습니다.

일단 깔리는 찬부터가 '여기 술 마시는 곳이야' 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토리묵, 번데기, 꼬막, 데친 새우와 브로콜리 그리고 미역 등등...

그냥 누가 봐도, '메인 안주 나오기 전에 이걸로 한 병 비우세요' 하는 메시지가 느껴지지 않나요?

큼직하게 삼겹살 두 줄.

고기 때깔 좋습니다. 나름 두툼하고 품질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푸짐한 쌈채소도 따로...

고기 2인분을 더 청하면서, 뭔가 다른 안주를 하나 더 주문하려고 했는데...

'낙지철판'을 주문했습니다만, 낙지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 오징어볶음으로.

안주 오징어볶음...철판 가득, 아쉽지 않은 양이 나옵니다.

맛은 우리가 딱 아는 그 오징어볶음 맛...인데 너무 달거나 짜지 않고, 매콤하면서 술을 계속 부르는 맛입니다.

4인분에 오징어볶음 하나, 넉넉한 기본찬에 소주와 맥주 합쳐서 4-5병 정도 해서 11만 7천원인가 나왔네요.

메뉴별 가격이 정확하게 나와 있지는 않아 정확히 추정할 수는 없지만,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사전에 가격이 고지되지 않는 스타일은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데...

음식의 맛, 식재료의 퀄리티, 분위기, 찬의 종류 등등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가격도...사실 납득 못 할 정도는 아니죠. 조금 비싼..가? 정도의 느낌이니까.

만원 이만원 정도 신경 안 쓰고, '술맛 나는' 곳에서 부어라 마셔라 하고 싶다면 찾아가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느낌인데...가면 갈수록 새로운 게 발견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가게거든요.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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